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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UN, 스레브레니차 추모의 날 제정...세르비아 등 일부 국가 반발

세르비아 EMERiCs - - 2024/06/07

☐ UN, 스레브레니차 추모의 날 제정...세르비아 등 반발 

◦UN, 스레브레니차 추모의 날 제정   
- 2024년 5월 23일 국제연합(UN) 총회에서 매년 7월 11일을 ‘1995년 스레브레니차 학살 국제 추모와 반성의 날(International Day of Reflection and Commemoration of the 1995 Genocide in Srebrenica, 약칭 스레브레니차 추모의 날)’로 지정하는 결의안이 찬성 84표, 반대 19표, 기권 68표로 채택되었다. 본 결의안은 스레브레니차 학살 등 모든 전쟁 범죄를 미화하거나 부정하는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며, 오는 2025년 스레브레니차 학살 30주년을 맞아 실시될 희생자 가족 지원과 추념 행사를 위한 UN 차원의 아웃리치 프로그램인 ‘스레브레니차 학살과 UN(The Srebrenica Genocide and the United Nations)’의 구체적인 계획안을 포함하고 있다. 르완다와 공동으로 본 결의안을 발의한 안체 렌데어체(Antje Leendertse) UN 주재 독일 대사는 제안 설명을 통해 본 결의안이 스레브레니차의 희생자를 추모하고 생존자를 지원하며 그 가해자들의 책임을 묻기 위한 것으로,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였다.
- 스레브레니차 학살은 보스니아 전쟁(1992~1995년) 중인 1995년 7월 11일부터 22일까지 약 10일 동안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보스니아) 동부 스레브레니차(Srebrenica)에서 세르비아계 스릅스카 공화국(Republic of Srpska) 군대와 세르비아계 민병대가 보스니아계 무슬림(보슈냐크) 민간인을 조직적으로 학살한 사건을 가리킨다. 전후 UN과 국제사법재판소(ICJ)의 조사 결과 8,372명의 희생자가 공식 확인되었으며, 암매장 추정지에 대한 발굴이 현재까지도 진행되고 있어 그 숫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스레브레니차 학살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발생한 최악의 잔혹 행위로, 이를 주도한 라도반 카라지치(Radovan Karadžić) 당시 스릅스카 공화국 대통령과 라트코 믈라디치(Ratko Mladić) 당시 스릅스카 공화국군 총참모장 등은 2007년 이후 체포되어 ICJ와 구 유고슬라비아 국제형사재판소(International Criminal Tribunal for the former Yugoslavia)에 전범으로 기소되었다.

◦ 세르비아 등 일부 국가, 스레브레니차 추모의 날 제정에 반발               
- 스레브레니차 추모의 날 제정은 UN 안팎의 논란을 일으켰으며, 세르비아 등 일부 국가는 본 결의안에 공개적으로 반발하였다. 알렉산다르 부치치(Aleksandar Vučić) 세르비아 대통령은 세르비아 국기를 몸에 두른 채 UN 총회에 참석, 본 결의안이 보스니아와 서부 발칸 지역의 실질적인 평화 정착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오래된 상처를 헤집고 지역 내 갈등을 일으키는 등 이른바 ‘판도라의 상자’를 열 것이라고 주장하며 반대투표를 촉구하였다. 또한 결의안을 주도한 독일 측이 과거의 비극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고 비난하며, 자신은 세르비아와 모든 세르비아 국민을 학살자로 낙인찍는 본 결의안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결의안 채택 소식이 알려지자,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Belgrade)를 비롯한 주요 도시 관공서와 고층 건물에는 일제히 ‘우리는 학살 민족이 아니다(ми нисмо геноцидан народ)’라는 문구를 담은 대형 세르비아 국기가 게시되었다. - 현재 보스니아를 구성하고 있는 자치공화국인 스릅스카 공화국의 밀로라드 도딕(Milorad Dodik) 대통령은 스레브레니차 추모의 날 결의안 통과 직후 보스니아로부터 ‘평화로운 분리’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도딕 대통령은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본 결의안은 일부 국가들의 보스니아 내 무슬림 주민에 대한 일방적인 지원의 결과로, 결국 보스니아를 분열시킬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보스니아 내 세르비아계 주민 다수 지역을 관할하는 스릅스카 공화국은 스레브레니차 학살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으나, 전쟁을 종결한 1995년 12월 데이턴 협정(Dayton Agreement)의 결과 크로아티아-보스니아계 주민 다수 지역을 관할하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연방(Federation of Bosnia and Herzegovina)과 함께 1국가 2체제 보스니아의 구성국 지위를 획득한 바 있다. 
- 미국, 대다수의 유럽연합(EU) 회원국, 그리고 세르비아를 제외한 모든 서부 발칸 국가들이 본 결의안을 찬성한 반면 중국, 러시아, 헝가리, 쿠바 등은 스레브레니차 학살이 역사적 비극임을 인정하면서도 그 공식적인 추모의 날 제정이 오히려 보스니아와 서부 발칸 지역 내 정치적 갈등을 심화시키고 개별 국가(세르비아)의 주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반대표를 행사하였다. 브라질, 멕시코, 아랍에미리트 등은 추모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사전에 본 결의안에 대한 충분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권하였다. 한편 이란은 본 결의안의 본질이 지정학적 위기 상황에서 약자를 보호하지 못한 UN과 서방의 책임을 묻는 데 있다면서 찬성표를 행사하고, 이를 계기로 팔레스타인에 대한 UN 차원의 개입을 촉구하였다. 

☐ 세르비아와 스릅스카 공화국의 반발, 최근 이웃 국가 및 EU와 갈등 반영  

◦세르비아의 반발, 코소보 및 친러시아 행보를 둘러싼 EU와 갈등 반영 
- 일부 유럽 언론은 스레브레니차 추모의 날 제정에 대한 세르비아의 반발을 단기적으로는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위한 세르비아 정부의 민족주의적 동원을 위한 것으로 분석하였다. 유럽 전문 매체 유로뉴스(Euronews)는 최근 세르비아에서 코소보와 보스니아 관련 이슈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것을 지적하면서 부치치 행정부의 강력한 반발이 자국 내에서 최근 부상하는 반EU 및 반서방 정서, 그리고 세르비아 민족주의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한편 2024년 6월 4일 실시된 지방선거 결과 현 집권당인 세르비아 진보당(SNS)은 수도 베오그라드 시의회 단독 과반 달성을 비롯해 전국 주요 도시에서 승리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 다수 언론은 2020년 이후 세르비아의 코소보를 둘러싼 이웃 국가 및 EU와 긴장 관계라는 장기적인 요인에 주목하였다. 2008년 코소보의 독립 이후 세르비아와 코소보 간 긴장 관계는 최근 세르비아 정부가 코소보 북부 세르비아계 주민의 자치권 확대를 주장하며 격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에 더해 2024년 4월 유럽 평의회(Europe of Council)가 코소보의 정회원국 가입을 공식 추천하고 EU가 그 가입 협상의 조건으로 세르비아의 코소보 승인을 요구하면서 세르비아와 EU 간 갈등이 심화되었다. 세르비아는 지난 2009년 EU 가입 신청서를 제출, 2012년 가입 후보국 지위를 얻은 바 있다.       

◦스릅스카 공화국, 분리주의 추구 및 친러시아 행보로 보스니아 및 EU와 갈등 
- 스릅스카 공화국의 분리주의 움직임의 중심에 자리한 도딕 대통령은 보스니아 내 세르비아계 주민들의 민족감정을 자극하고 보스니아의 정치적 불안정을 획책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그는 이미 2021년 세르비아계 몫의 보스니아 대통령직을 수행하던 중 스릅스카 공화국이 보스니아 중앙정부의 통제를 벗어난 국방, 사법, 조세 제도를 운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여 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2022년 7월 3선에 성공한 이후, 도딕 대통령은 보스니아 정부가 2020년 이후 불법 행사로 규제하였던 스릅스카 공화국 건국기념일(‘공화국의 날’) 행사를 대대적으로 개최하고 1995년의 데이턴 협정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드러내는 등 그 분리주의적 성향으로 서방과 보스니아 중앙정부의 강한 비판에 직면해 왔다. 
- 도딕 대통령의 스릅스카 공화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친러시아적인 행보로 EU와 갈등 관계에 놓여 있다. 도딕 대통령은 2024년 2월 21일 러시아 카잔(Kazan)을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스릅스카 공화국은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으며 보스니아의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러시아 언론과 인터뷰에서 동년 6월 5일부터 8일까지 러시아에서 열리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 경제 포럼(Saint-Petersburg International Economic Forum) 참석 의사를 밝히며 스릅스카 공화국이 보스니아의 대러제재 동참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도딕 대통령은 2023년 8월에는 보스니아가 EU가 아닌 러시아-중국 주도 신흥경제협력체 BRICS에 가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감수 : 김철민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Ведомости, Додик объяснил свой приезд на ПМЭФ желанием поддержать Россию в условиях санкций, 2024. 06. 03. 
Euronews, Serbia's ruling populists claim 'pure and convincing' victory in municipal elections, 2024. 06. 03.  
Коммерсантъ, Запад против «мирного развода» в Боснии: Республика Сербская рассчитывает на помощь Сербии, 2024. 05. 28. 
Euronews, Why did Serbia react so harshly to the UN resolution on Srebrenica? 2024. 05. 25. 
AP News, Kosovo criticizes Council of Europe for not holding a vote on its membership, blames Serbia lobbying, 2024. 05. 17. 
BBC, UN declares 11 July Srebrenica massacre remembrance day, 2024. 05. 24.
AP News, Bosnian Serb leader reiterates threat to secede from Bosnia ahead of UN vote on genocide, 2024. 05. 23. 
United Nations, General Assembly Adopts Resolution on Srebrenica Genocide, Designating International Day of Reflection, Commemoration, 2024. 05. 23. 
Balkan Insight, Serbia’s Lies About UN Srebrenica Resolution are All About Power, 2024. 05. 21. 
Euronews, Top EU diplomats put Serbia against the wall with Kosovo, 2024. 04. 23.
Euronews, Serbia angry after Kosovo gets closer to joining Council of Europe, 2024. 04. 17.   
Radio Free Europe/Radio Liberty, Bosnia-Herzegovina Can Only Join EU As One Country, Germany's Baerbock Says, 2024. 03. 05.  
POLITICO, Bosnian Serb leader Dodik bows to Putin, 2024. 02. 21.  
Reuters, Serb leader's secession policy threatens Bosnia settlement, says peace envoy, 2023. 10. 11.  
Radio Free Europe/Radio Liberty, Ethnic Serbs Celebrate Republika Srpska Day Despite Ban By Bosnia Court, 2022. 01.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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